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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그대의 이름은 사랑

행복늘이기 2013. 3. 30. 20:40











그대의 이름은 사랑 / 오페라 '투란도트' 이야기



공주는 세 가지 수수께끼를 낸다.
답을 맞히지 못하면 죽음이다.

공주는 무모하게 도전하는 이방의 왕자에게 차갑게 말한다.
"수수께끼는 세 개, 죽음은 하나"

그러나 공주를 사모하는 왕자는 소리친다.
"수수께끼는 세 개, 생명은 하나"

공주가 문제를 냈다. 첫 번 째 수수께끼다.
"그것은 어두운 밤을 가르며 무지개빛으로 날아다니는 환상. 모두가 갈망하는 환상. 그것은 밤마다 새롭게 태어나고, 아침이면 죽는다. "

왕자는 대답한다.
"그것은 희망 (La Sprenza)"

공주가 다시 문제를 냈다. 두 번 째 수수께끼다.
"불꽃을 닮았으나 불꽃은 아니고, 생명을 잃으면 차가워지며, 정복을 꿈꾸면 타오르고, 그 색은 태양처럼 붉다. "

왕자가 대답한다.
"그것은 피 (Il Sangue)"

공주가 마지막 문제를 낸다. 세 번째 수수께끼다.
이방인이 이것마자 풀면 공주는 내기에 진다.

"그대에게 불을 주며, 그 불을 얼게 하는 얼음. 이것이 그대에게 자유를 허락하면 이것은 그대를 노예로 만들고, 이것이 그대를 노예로 만들면, 그대는 왕이 된다. "

왕자가 대답한다.
"그것은 당신, 투란도트 Turandot "

이방의 왕자는 공주가 낸 세 가지 수수께끼를 다 풀었다.
공주는 당황한다. 희망의 눈빛으로 타오르듯 자신을 쳐다보는 왕자에게 '모욕적으로 나를 쳐다보지 마라. 나는 너의 소유가 되지 않을 것이니' 라고 소리친다. 그러자 황제는 맹세는 신성한 것이라고 말하고, 백성들 또한 이에 가세하여 왕자의 승리를 지지한다. 이제 공주는 왕자와의 결혼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내기에 이겨 공주를 억지로 차지하기 보다는 공주의 진정한 사랑을 원하는 왕자가 이번에는 수수께끼를 낸다.

'새벽까지 내 이름을 알아내시오. 알아맞히면 그대의 승리, 원한다면 나는 기꺼이 죽으리'라고 말한다.

공주는 군사들을 시켜 왕자의 이름을 알아내기 위해 온 밤을 샌다. Nessun dorma '아무도 잠들지마라' (공주는 잠 못이루고)라는 힘차고 아름다운 아리아가 흐른다. 드디어 왕자를 사모하는 여자 노예 류를 찾아내어, 왕자의 이름을 알아내려 하지만 그녀는 '가슴 속에 감추어 둔 이 사랑'을 노래하며 왕자의 이름을 대지 않고 위병의 단검을 뽑아 자결하고 만다.

그녀의 죽음은 공주를 감동시킨다. 이때 왕자는 공주의 얼굴을 가린 베일을 벗기고 격렬하게 키스한다. 공주는 짐짓 화를 내지만, 그녀의 차가운 마음 역시 녹아내린다. 왕자는 자신의 이름이 칼라프라고 알려준다.

드디어 심판의 시간이 왔다. 칼라프 왕자의 생명은 이제 공주의 손으로 넘어갔다. 공주가 여전히 남자를 증오하는 차가운 여인으로 남아 있다면, 칼라프의 이름을 말할 것이고, 그러면 왕자는 내기에 지고 목숨을 빼앗기게 된다. 공주는 자신의 아버지에게 이렇게 말한다.

"이 젊은이의 이름을 알아내었습니다. 그의 이름은 바로 사랑" 이라고 외치자 왕자는 공주를 뜨겁게 포옹한다. 그들의 사랑은 이루어졌다.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의 줄거리다.

사실 푸치니의 마지막 작품인 투란도트는 미완성으로 남았고, 그가 죽은 후 그의 친구이자 후배인 프랑코 알파노가 작곡을 완성하여 사랑의 기쁨 속에서 해피 엔딩으로 끝난다.

그러나 만일 푸치니가 살아 있었다면 이 오페라의 끝이 행복한 결말로 이어졌을 지는 알 수 없다. 천성적으로 비극 작가였던 푸치니에게 해피 엔딩은 너무도 평범한 결말이었으니 그의 정신세계로는 수용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수많은 메모와 스케치 그리고 대본 작가들과의 여러 통의 편지를 보면 푸치니는 이 마지막 반전을 어떻게 끌고 갈 지 무척 고심했던 것이 역력하다. 그러나 고뇌의 기간은 길지 못했다. 후두암에 걸린 그는 결국 이 작품을 완성하지 못하고 죽고 말았기 때문이다.

센티멘탈한 푸치니에게 인생은 슬픈 것이기에 사랑도 종국에는 슬퍼질 수 밖에 없다. 공주는 자신의 이름 속에 자신의 정체를 담아 두었다. '불타오르게 하고, 그 불을 얼게 하는 얼음, 자유를 주면서 노예로 만드는' 이중성과 모순 때문에 사랑이 깊을수록 괴로움도 깊어진다는 것을 안다. 공주는 남자의 사랑을 '정복과 소유'라고 일찌감치 규정함으로써 사랑을 원천 차단한다. 누구도 사랑의 이름으로 자신을 정복하고 소유하려는 자는 죽어야한다. 그녀에게 사랑은 죽음으로 밖에 풀 수 없는 과제였다.

그러나 왕자 칼라프는 희망을 가진 남자다. 그는 공주가 가진 사랑의 비극성을 받아들인다. 그러나 그 생각에 굴복하지 않는다. 그는 사랑이란 살아있음의 비장한 슬픔을 나누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랑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함께 고통을 나누어 가지겠다는 용기라고 생각한다. 인간 존재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고뇌와 기쁨을 나누겠다는 자기승화의 의지가 바로 사랑인 것이다. 왕자는 공주를 정복하지 않고, 공주가 스스로 '그대의 이름은 사랑' 이라고 말하게 한다.

공주에게 3개의 수수께끼는 사랑을 죽이기 위한 도구였으나, 왕자에게 3개의 수수께끼는 사랑을 얻어 진정한 생명을 얻기 위한 과정이었다. 바다 속에 사는 생물들 같이 내 안에 존재하는 수많은 생각들이 서로 다툴 때, 나의 자아가 어떤 생각을 선택하는가에 따라 삶은 달라진다. 나는 사랑을 어떤 이름으로 부르는가 ?

옮긴 글





사랑의 승리를 노래한 Nessun Dorma

투란도트(Turandot)는 토스카(Tosca), 라보엠(La Boheme), 나비부인(Madama Butterfly)등을 쓴 이태리 작곡가 푸치니(Giacomo Puccini,1858~1924, 사진) 의 마지막 오페라다. 전설적인 고대 중국의 수도 북경이 무대. 죽음을 앞둔 알툼 황제가 공주 투란도트를 결혼시키려 하나 남자를 혐오하는 차가운 '얼음공주'는 어려운 수수께끼를 내어 구혼자들을 내쳐버린다. 시험에 끝까지 살아남는 칼라프 왕자. 여기서 왕자가 부르는 유명한 아리아가 Nessun Dorma로 너무나 아름답고 멋지다.

'공주는 잠 못 이루고'로 번역되는 아리아 Nessun Dorma는 이태리의 걸출한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1935~2007, 사진)의 상징곡으로 유명하다. 그의 생전에 플라시도 도밍고, 호세 카레라스와 함께 한 3 테너의 대표곡으로도 크게 인기를 끌었다.



Nessun Dorma _ Luciano Pavarotti


Nessun Dorma _ The Three Teno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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